마라탕, 쓰촨성의 빨간맛
한 때 선풍적인 유행을 맞았던 중국 음식중의 하나가 바로 마라탕인데요, 빨갛고 매운 맛을 즐기는 한국인들에게는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중국 쓰촨성 출신의 음식이 바로 마라탕입니다.
저릴 마(痲), 매울 랄(辣) 매워서 저릴정도의 마라탕
마라탕을 드셔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혀가 얼얼하게 매운, 우리 나라의 고추장이나 고추에 의해 칼칼한 맛과는 사뭇 다는 새로운 매운맛입니다. 이 맛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통상 이게 매운건가? 싶게 맛이라기 보다는 통증과 같은 느낌으로 느껴 지는데요, 그게 바로 마라식의 매운 맛입니다. 마라탕은 사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이 많이 먹는 훠궈의 아주 매운 버전 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쓰촨성에 사는 사람들은 음식에 '마라'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고, 이 '마라'는 타 지역의 사람들이 쓰촨성식 음식을 맛보고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실제 쓰촨사람들은 마라탕을 쓰촨 음식으로 여기지 않는다고도 하네요. 마라탕의 유래는 그 음식이 훠궈의 한 종류로 우리에게 보이듯이 쓰촨에서 마오차이라고 불리던 1인용 훠궈 음식이라고 합니다. 혼식을 하거나 오직 둘 뿐일 때에는 일반적인 훠궈처럼 잘 차려놓은 각종 재료들을 모두 넣어 먹기에 양적으로나 비용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푸짐한 재료들을 먼저 넣어 끓인 훠궈를 양에 맞게 덜어서 팔던 것이 바로 마오차이라고 하네요.
마오차이의 변신, 그리고 먹지 말아야 하는 마라탕 국물
쓰촨의 마오차이는 중국 하얼빈이 속한 둥베이지역으로 전해 지면서 점차 현재의 마라탕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였고, 이어 베이징을 통해 전국적으로 전파된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마라 소스를 만드는데 쯔란, 팔각, 그리고 정향과 회향 등의 향신료를 기름에 먼저 볶아 걸러내고, 고춧가루를 첨가햐여 향을 입힌 뒤 두반장으로 볶아내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스에 두부와 각종 채소, 그리고 소고기나 양고기를 넣어 먹으면 되는 것이죠. 이미 소스를 만들 때 높은 열에서 매운 향신료들과 기름, 고춧가루를 볶아 만들어내기 때문에 유분과 염분이 많아 중국사람들 조차 마라 국물을 절대 먹지 않는다고 하니, 마라탕을 드실 때 이 점 꼭 염두해 두시고, 건더기만 건저 드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중국요리에 대한 스테레오타입 그리고 전파성
중국에 기원을 둔 요리들은 그 레서피의 특성상 응용이 잘 되어 진출하는 나라마다 저마다의 모습으로 변화가 쉽다고 합니다. 가장 많은 나라에 퍼져 널리 사랑받는 것은 이탈리아 음식과 비슷하나, 이러한 특성때문에 원조 레서피를 찾아보기 어렵기 까지 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런 특성 덕분에 이탈리아 음식처럼 호불호가 갈리지 않고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한 예로, 중화요리라는 표현이 없었다면 중국의 음식에 기원을 뒀다는 것에 논쟁이 되었을 지도 모를 정도로 우리 나라에 토착화 되어 버린 자장면 이나, 완전히 일본식이 되어 일본 음식으로 전 세계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라멘과 같은 면 요리들은 그 기원이 모두 중국에 있으니 말이죠. 중국요리 하면 흔히 기름이 너무 많아 건강에 좋지 않다 라고 여겨질 만큼,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많은 메뉴들은 튀김이거나 고추기름이 잔뜩 묻어난 음식들인데요, 사실 중국음식의 메인은 베이징덕과 같이 고기나 빵과 같은 재료를 쩌 낸 찜음식과 탕류가 전통 음식이라고 합니다.
중화요리를 중국인에게 먹이면 보이는 반응
유투브 동영상을 보면, 한국식 중화요리를 실제 중국의 2-30대들이 먹고 보이는 반응들이 있는데, 일단 호와 불호를 먼저 보면 짜장면을 먹은 이들은 전원 다 맛이 없다고 답했고, 짬뽕은 대다수가 맛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리고 탕수육, 짜장, 짬뽕 중 제일 중국 스러운 음식에는 절반정도가 이런 음식이 중국에는 없다라고 말했고, 일부는 탕수육이 그나마 중국음식과 유사할 수 있다 라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중화요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중국식 요리의 조리법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식으로 해석한 장르인데요, 사실 탕수육은 중국 하얼빈 지방에서 유래한 요리라고 합니다. 일부 중국 음식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익숙하실 '꿔바로우' 가 바로 탕수육의 원조 음식인데, 이런 꿔바로우에 야채가 들어가고 옛 러시아 지방 사람들이 즐기선 신 맛이 첨가되어 만들어진 소스를 곁들인게 바로 탕수육인 샘이죠. 하얼빈의 꿔바로우 밖에도 광동지방에 진짜 탕수육과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사실 앞서 언급한 유투브 동영상에서 답변을 한 2-30대 들의 출신 지역이 한 지역으로 몰집되어 있었다면 그들의 답변을 100프로 신뢰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은 땅도 넓고 민족들도 다양해서 전 지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아니라면 애초에 그 표본은 정확도와 신뢰도가 낮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짜장면과 짬뽕도 실제 그 유례가 되는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었던 지역의 출신자라면 답변이 달랐을 수 있겠네요.